wanna be space cowboy?? <카우보이 비밥>
- Posted at 2010/03/07 20:50
- Filed under InsideOfMe
'카우보이 비밥'은 만화영화는 그저 애들만 보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애니이지만 일반적인 편견과 달리 애들이 보기에 쉬운 것도 아니며, 적절치도 않다. 액션신이 화려하고 군데군데 있는 유머적인 코드가 있긴 하지만 그 농담들 조차도 다분히 은유적인 포장으로 덮혀있다.
전편을 감상하면서 인상깊었던 점 중, 당연 으뜸은 음악이다. 예전에 강남에 있는 교보문고 핫트랙스에서 이 애니의 ost를 찾아내고 어찌나 기뻐했던지~ 무려 3만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선뜻 지갑을 열 수 있었던 것은 애니 자체가 주는 감동보다도 음악이 주는 여운이 더욱 강했기 때문이다.
음악을 전공하는 애들한테 물어보면 카우보이 비밥은 보지 않았어도 '칸노 요코'의 음악에 대해서는 종종 알고 있는데, 굳이 그 화려한 명성에 기대지 않고서도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극으로 치닫게 하는데에는 음악의 역할이 아주 컸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유행하는 팝이 아닌 아주 다양한 장르를 섞었음에도 불구하고, 산만하지 않고 오히려 매우 잘 어울리는 듯 한 음악들은 애니보다 오히려 더욱 자주 찾게 되는 마약 같은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 애니를 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이전에 잘 이해되지 않거나 건성으로 넘겼던 부분이 이제서야 말끔하게 이해되는 느낌이다. 초중반의 에피소드와 달리 후반으로 갈 수록 다소 철학적인 영역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부분은 그냥 웃고넘기기식의 감상태도로는 종종 흐름을 쫓아가기에 버겁기 때문이다. 끊어서 보지 않고 한번에 주욱 연결해서 봤던 것도 이러한 점 때문에 그랬던 거고 (애니에 대한 중독적 감상을 지나치게 미화시킨건가? ㅎㅎ)
삶은 대게 버겁다. 그속에 있는 행복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그 과정조차도 치열함속에서 얻어진다면 지나친 비관론일까? 그래서 인간은 꿈을 꾼다. 꿈은 현실의 반영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현실의 반영이라고 함은 꿈의 배경이 되는 무대가 내가 한번쯤은 경험해봤던 것이 주가 되기 때문이며, 그렇지 않다함은 현실을 100% 복제한 것이 아닌 내가 갖지 못하고 이룰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한 발현이 꿈을 통해서 이루어짐을 뜻하는 것이다.
우주에서의 삶은 꿈이었다. 현상범 사냥꾼으로서의 삶은 지독히 위험한 것이라는 점에서 조직에 몸을 담았던 과거와 닮아있던 점이 있었지만, 그 곳으로부터 탈출하여 자유롭고자 했던 스파이크에게는 자유를 만끽하게 해주었다. 매번 티격태격하지만 그래도 동료가 있었고, 어디론가 훌쩍 떠났지만 필요할 땐 꼭 나타나주는 사람이 있었다.
꿈과 같은 우주생활에서 때때로 마주치는 것은 지옥과도 같은 현실이었다. 지나간 옛사랑은 범죄자의 애인이 되어 있었고, 기억을 더듬어 찾아간 옛 집은 황량한 집터만 남아 겨우 그 흔적을 더듬을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왜 결국 꿈이 아닌 현실을 택한 것이었을까? 그건 인간이란 존재가 결국 꿈에는 안주할 수 없는 현실적인 존재라는 것을 의도하는 것은 아닐까?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중에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강추다~~!!
Posted by 봉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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