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재 10~20대가 겪는 문제의 발단은 무엇 때문일까? 10대에서야 가장 큰 화두는 '교육'이고 이 문제야 워낙 오래전부터 줄곧 제기되어 왔던 거라 다소 특별할 것은 없어보이지만, 청년실업으로 대두되는 20대의 취업난은 이미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서 한 국가의 해결해야만 하는 중요한 문제가 되어 버리진 오래다.

 그런데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이미 사회의 많은 것을 소유하고 향유하고 있는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태도다. 이는 당장 나라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부터 그러한데, 그는 현재 취업난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그것의 한 원인을 안정을 원하고, 도전정신을 모르는 젊은 세대들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다.

 물론 이는 한 개인의 경험에 의해서 관찰한 정확한 현상판단일 수도 있다. 다만 그것을 그러한 개인의 성향때문에, 즉 어려움을 두려하고 극복하지 않으려는, 또한 자신의 꿈과 미래를 향해 도전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있다고 하는 것은 어딘가 앞뒤가 맞아 보이지 않는다. 내가 대학시절 경험했던 현 세대는, 이전의 세대보다 훨씬 타이트하고 팍팍한, 즉 취업만을 위한 대학생활을 더 했으면 했지, 결코 그냥 멍하니 시간만 죽이는 그런 대학생활을 보내지는 않았다. 이 역시 개인 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3~4학년이 되면 이제는 어엿한 준(?)사회인으로서 현실을 직시하고 낙타같은 몸으로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어느 덧 대학생의 스탠다드화 되어 버린지 오래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문제는 한 개인이 아니다. 사회체제 자체에 크나큰 모순이 있으며, 그것은 우리는 늘 희망을 얘기하고, 노력하는 자의 성공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과 별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력하고 또 노력해봤자 그들에게는 10%가 아닌 90%,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비정규직'이라는 고용불안정이 기다리고 있다.

 현 세대는 분명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이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 곧 그들의 앞날도 풍요로울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때는 너희들처럼 풍요롭지 못했어.', '야...학비 걱정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이냐?', '난...책과 공책도 없었다고' 라는 말을 하는 기성세대는 많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의 젊은 시절에 있었던 지독한 청년실업에 대해서, 그리고 돈이 없어서 결혼할 수 없었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 이는 말을 안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실상이 그랬다는 것은 슬픈 진실이다. 세상을 바꾸는 엘리트, 그리고 죽음을 각오하는 열사로의 삶을 마다하지 않았던 386세대, 그래서 종종 부와 풍요로움과 거리가 있을 거 같았던 그들도, 실제로는 현재의 20대에 비해서 훨씬 행복한 삶을 살았던 것은 분명하다. 성적표에다가 그 많은 CD를 깔고 쌍권총을 그려놔도 대학을 나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대기업, 중견기업을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는 그들의 삶이, 비록 명목상의 소득은 그들보다 높아졌을 지언정 안정된 직업을 구하기 위해 피터지게 싸우는 현재의 20대보다 무엇이 더 못했단 말인가?

 현재의 승자독식의 시대가 빠른 경제성장의 결과로서 얻을 수 밖에 없는 부작용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러한 모순점을 수수히 방관하고 때로는 노골적으로 부추기기까지 하는 정권은 이전에는 없었다. 책이 쓰여졌을 당시가 노무현정권이 잡고 있던 때여서 주로 지난 정부의 경제운용의 미숙함을 지적하는 면이 많이 있었지만, 이는 현정권이라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았다. 현재의 대운하나 기타 정부가 추친하고 있는 여러가지 정책은 분명 일부 대기업을 위한 정책이며, 이런 식의 정책으로 수치상의 경기를 부양시킬 수는 있지만 극적인 고용증가를 이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기성세대가 현 세대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순진한 생각같다. 기성세대는 하이틴드라마에서 말하듯이 '우리들'을 이해못하는 세대가 아니라, 철저히 이해하는 세대이며 그들은 그러한 점을 잘 이용해서 10대와 20대를 마케팅 대상으로서 삼는 것은 물론 불평은 있지만 철저히 그 의사표현을 하지 않는, 정치참여와 공적 의견개진에는 20대들의 특성을 이용해서 그들의 시궁창과 같은 현실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비단 세계화와 이를 토대로 한 무한경쟁시대에서 이전과 같은 사회의 모습으로 회귀를 주장할 수는 업겠지만 현재의 이 모습을 그대로 방관하기만 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향후 10~20년이 흘러서 현재 경제의 주축세력들이 은퇴를 하고 지금의 10~20대가 다시 그 자리로 가야하는 시기에, 그들이 땀 흘리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일자리가 충분히 남아있을 것일까? 그들이 벌지 않고, 사회적인 약자로 남았을 때 생길 수 있는 사회적 불안요인에 대해서 우리는 과연 충분히 생각하고 있을까?

 기성세대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아니다. 실지로 중요한 것은 기존에 세대에게 편중되어 있는 각종 특권들을 새로운 세대들에게 일정부분 양보하는 것이며, 큰 기업 위주로 편재되어서 불균형이 심화되어 있는 현 체제를 좀 더 다원화시키고 각각 산업의 진입장벽을 낮춰 다양하고도 동시에 본인의 노동대가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에 있을 것이다.

 쓰다보니 독서감상문이 아닌 목적이 모호한 글이 되어버렸지만, 현 세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 당연히 누구나 할 말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부디 세상이 변하여, 아 이 때는 이랬지 하며 소주한잔 기분 좋게 기울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Posted by 봉달이

2010/02/01 00:43 2010/02/01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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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의 획기적인 시승행사~ 기름값만 있으면 당신도 1년 동안 GM대우차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능 ㅋ

GM DAEWOO하면 항상 아쉬움이 떠오르는 브랜드이다. 이는 개인적인 경험과도 맞물리는데 어렸을 적 씨에로를 시작으로 레간자까지 지엠대우차를 아버지가 몰았던 관계로 적지 않게 경험할 수 있었지만, 주위에서 대우차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예전의 차량들은 차 만들기에 있어서 경쟁메이커에 비해서 살짝 처지는 감이 없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모기업의 부도로 인해서 차량생산이나 메이커 이미지에 중대한 실추가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차의 요즘 차량만들기는 가히 주목을 끄는 대목이 있다. 대우차는 확실히 현대나 기아차랑은 다르다. 현대,기아차가 차를 못 만드다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모델과는 애초에 차만들기에서 지향하는 스타일이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고, 이는 대우차가 GM그룹의 산하로 들어가서 GM의 중소형 세단의 개발과 생산기지를 겸하게 되면서부터 더욱 그 색깔을 뚜렷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비자들이 대우차에 대한 평가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단순히 무겁고 둔탁하고 품질이 떨어져서 시장에서 외면받는 대우차가 아닌, 핸들링과 서스펜션 등 차량의 기본기가 탄탄하고 품질이나 안전성에서 결코 경쟁모델이 비해서 떨어지지 않는 그런 차를 만들고 있다라고 소비자들이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인식의 전환과 차량의 매력적인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대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선택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몇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겠는데 가장 큰 것은 아직까지도 대다수의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대우차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해서, 특히 차량정보에 대한 적극적인 공유가 가능한 웹에서는 적극적인 형태로 인식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아직까지도 구매력을 가진 대부분의 연령대가 30~40대 이상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전환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또한 기존의 경쟁 메이커를 뛰어넘는 마케팅 전략의 부재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90년대와 2000년대가 다른 점은 그래도 이제 메이커들이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려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한 집에 자동차 한대 정도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가정이 없을 정도로 차량보유는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의 보장된 시장과도 같았던 국내 자동차 시장이 해외 자동차 메이커의 적극적인 공세로 인해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를 출시하면 늘 하던 차량발표회나 각종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홍보방식에서 벗어나서, 각종 시승행사 및 이벤트를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려는 메이커들의 눈물겨운(?) 노력은 시대적인 상황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어 버렸다.

문제는 시장경쟁에서 뒤쳐진 자에게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과연 무엇일 수 있냐는 점이다. 이미 일반적인 방식의 홍보로는 경쟁상대를 이기지는 못할 망정, 갈수록 기이한 형태로 변질되어만 가능 국내 자동차 시장의 독과점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수입차에겐 한국시장이 적게 팔고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미국.일본산 메이커를 기점으로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긴 하지만) 아주 좋은 시장임에는 분명하지만 아직까지는 현대,기아차와 직접적인 경쟁을 한다고 하기에는 어려우며, 결과적으로 보면 현대,기아차 그룹과 GM대우의 싸움에서는 GM대우가 절대적으로 밀리고 있는 현상황에서 먹힐 수 있는 마케팅 카드를 꺼내기는 쉬운 것이 아니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상황에서 대우차가 내놓을 수 있는 조커와도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보통 대규모의 시승행사는 이벤트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고 대다수의 시승자들은 각종 매체의 기자단이나 유명블로거들을 중심으로만 진행되는 한계성을 들어내는데 반해 시승행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의 시승행사라는 점에서, 전문성은 다소 떨어지고 정제되지는 않았지만 소비자들이 생생한 반응을 얻어내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 게다가 단발성 시승행사가 아닌 1년이라는 장기간의 시승행사는 오랜기간 차를 몰아봄으로서 차량의 내구성이나 기타 단시간에 파악할 수 없는 차량의 숨겨진 매력들을 발견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스타일크리에이터가 되어서 1년동안 무료로 차량을 시승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지만 뭐 결과는 알 수 없는 것이니깐 ㅋㅋ 아무튼 지엠대우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Posted by 봉달이

2010/01/30 15:37 2010/01/30 15:37

1과 1/2

아 이건 양다리에 대한 얘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전 분명 한 번에 두명의 여자를 만난 남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만남의 시간은 일요일 저녁 6시, 오랜만에 들어온 소개팅에 들뜬 마음을 품기에는 적지 않은 나이가 되어 버린 저지만 그래도 공을 들이는 마음으로 만남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약속 시간에 20분 일찍 도착하여 미리 지리를 파악해놓고, 화장실에서 가서 오랜 대화의 시간이 끊기지 않게 미리 물을 비워놓음 물론, 바람에 흩날린 머리칼을 정리하고 바짝 바른 입은 헹궈서 입냄새가 나지 않게 방지를 했드랬죠.

 시간은 이제 4분 가량 남아 있었습니다. 그녀에게 문자가 쒸릭 오더군요. '아.. 이 정도면 괜찮아.'. 지나친 자기 낮춤과 무례함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약속 시간 전 4분 경의 도착에 저는 마음속으로 원인모를 따뜻함을 느꼈드랬습니다. 이미 여러차례 소개팅녀들이 시간 개념이라는 것은 순대국에 말아먹는 들깨가루보다도 못하게 치부했더지라 속으로 열불이 났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던 차에 이는 분명 길조라면 길조였습니다.

 파이낸션빌딩의 밖은 불과 20분 차이지만 어느덧 더 쌀쌀해져 있었습니다. 어쩌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보고 서 있어서 그랬겠지만, 원래 마른 기다림이라것은 마음의 공복과 긴장감을 일으키는 법입니다. 긴장함과 기대감을 티내려 하지 않으며, 마른 입술을 몇 번 깨물고 지나가는 아이들 장난치는 모습을 애써 바라보는 그 사이..., 그녀(?)는 나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아...여기 계셨네요.'

 처음 본 그녀의 모습은 괜찮았습니다. 정말로요. 솔직히 아주 미인은 아니지만 이 나이때에 어울리는 귀염움과 생기, 적당한 패션감각, 그리고 과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미소를 품고 있었습니다. '아..., 오늘은 뭔가 되려나?' 내 확실히 뭔가는 되고 있긴 했죠.

 그러나 미리 정성껏 예약해놓은 레스토랑으로 가고 있는 동안 계속적으로 울려대는 그녀의 핸드폰은 과연 이해할 수 없는 거였습니다. 나한테 그러더군요.

 '핸드폰이 눌려 있는 거 같은데요'

 '그래요? 아닌데 그럴리가 없는데.'하며 애써 가방에 꺼내 애꿎은 종료버튼을 한번 더 눌렀습니다.

 순간 봤던 건 분명 불안의 눈빛이었습니다. 그 때는 몰랐지만.

 지금까지 늘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이미 여러차례 경험해던지라 그 다음 단계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예약된 좌석을 자신있게 확인하며, 나는 철두철미한 준비성 가득한 남자라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출입문이 구석으로 준비된 자리에 앉으며 '오시기 힘드시지 않으셨죠?'라고 물어보는 것은 이미 프로그램화 되어 있는 공식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녀도 자연스레 반응했고, 표정과 눈빛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은 극만족까지는 아니더라도도 제법 좋아하는 기색이었습니다.

 앉아서 자연스레 메뉴를 고르고, 물을 마시고 서로를 확인하고 우리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일상적인 대화가 조금씩 핀트가 맞아들어가지 않더군요. 내가 예상하면서 물었던 그 질문에는 그녀는 맞춰 대답하긴 했지만 그것은 어쩐지 부자연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물어봤던 질문들도 하나같이 질문의 배경이 나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것이었죠. 그리고 그것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안 것은 회사 근처가 광화문이어서 이곳에 자주 오시나봐요라는 그녀의 질문과 동시에 신경질적으로 다시 울리기 시작한 그녀의 핸드폰이었습니다.

 '아...어떡하죠?'

 (뭘???)

 '혹시...성함이 000 (솔직히 이게 기억날리 없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녀는 나의 여자(?)가 아니었던 것이죠. 그리고 나 역시 그녀의 남자가 아니었습니다. 사우나가 아닌데도 어디선가 뜨거운 기운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이상하게 쓰고 있는 안경엔 김이 서리는 거 같았습니다. 잘 짜여져 있는 프로그램에서 이는 분명 예상치 않았던 에러였습니다. 한없이 멈춰져 있는 윈도우의 파란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저는 해야 할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계속 꼼지락거리고 이 자리를 어떻게 도망갈지를 눈동자를 굴리며 고민하고 있더군요.

 '아 괜찮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건 그럴 수 없는 것이었죠. 제가 데리러 나간다고 한지 10분이 넘도록 데려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성질이 다소 급하신, 두번째 그녀, 아니 원래의 소개팅녀는 그 분노를 십분 발휘하여 이미 레스토랑 앞까지 완벽하게 찾아온 상태였습니다.

 진짜(그럼 가짜는 도대체 뭐란 말입니까?;) 그녀를 데리러 간 사이, 첫번째 그녀는 이미 줄행랑을 쳐버렸고, 지금까지의 상황을 모두 두번째 여자에게 설명했습니다.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허탈웃음을 지어버리는 그녀앞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발가락을 꼼지락 버리는 것이 뿐이었습니다.

 사실 한번의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는 재미있는 사건이었습니다. 단 진짜 내 소개팅녀가 확실히 마음에 들었냐고 물어보신다면, 그것은 실제 소개팅녀가 나에게 물었던 다음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답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 다소 슬픈 현실이었다고 할까요?

 '사실... 아까 그 여자 분이 더 마음에 드신 거 아니예요?'

 모든 만남의 첫단계는 통성명이라는 거, 절대 잊지마세요 ㅋㅋ

Posted by 봉달이

2010/01/24 23:54 2010/01/24 23:54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세상의 기록물들은 줄곧 승자들에 대해 기록한다. 심지어 그 반대편에 선 자들을 묘사하는 것도 대부분 승자들의 시각으로 본 패자들의 모습이다. 승자는 철저히 모든 것을 다 소유하고, 세상을 이끌어나가고 종종 이는 행복과 성공으로 묘사된다. 패자들의 모습에 주목하는 자들은 많지 않으며, 무한경쟁의 현대사회에서는 이들을 언급한다는 것은 자칫 할일없는 자, 지나치게 감상적인 자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이 책은 전적으로 현재의 보편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패자', 요즘 흔히 하는 말로 '루저'들에 관한 이야기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단 3년동안만 존재했던 '삼미슈퍼스타즈' 그리고 그들을 동경하고, 때로는 그들의 모습에 실망하고 삶에 지쳐서 잊었었지만 결국에는 다시 그들의 순수한 그 아마추어 정신을 사랑해 마지 않았던 소년들, 그리고 그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패자들의 삶은 어둡다. 이야기 하자면 밤새 술의 안주를 삶아도 안주가 떨어질 걱정은 붙들어매도 될 것이며, 일일 열거하자면 입 아픈 그것들. 항상 그 속에 있으면 그 어두운 기운에 나의 기운도 빠지기 마련이며, 아 이래서 사람들은 '성공'을 그토록 요원하는 구나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소설이 어두운 나락으로 빠지지 않고, 끝까지 생기를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점은 작가의 재기넘치는 상상력과 너무 가볍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발랄한 표현 때문이다. 이미 근래에 발매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박민규 작가는 정말 글을 재미있게 잘 쓰는 것 같다. 다분히 본인의 삶이었을지도 모르는 지난 70~80년대의 동경이 이 소설에서 강한 향기를 품고 있으며, 그것은 어렸지만 그래도 때로는 명확히 기억되는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가진 나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작가는 야구와 그 팬들에 대한 소설을 썼지만, 이것은 어쩌면 야구보다는 우리 삶에 대한 얘기일 수도 있다. 어느 누구도 야구경기에서의 '패자'를 기억해주지 않듯이 어느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에 주목하지 않는다. 그러나 잠시 생각해보면 당시 우승했던 다른 팀보다, 평범한 우리들의 삶은 '삼미슈퍼스타즈'의 플레이와 닮아있는 것 아닌가? 성공이라는 키워드로 프린트된 옷을 입을 수 있는 자들이 우리중에 과연 몇이나 될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옷을 입었을 때 우리는 과연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행복은 좀 더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행복은 '더 빨리' 성취하고, '더 많이' 소유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 스포츠의 본래 목적이 다른 누구를 이기는 것이 아닌, 같이 땀을 흘리고 즐기는 것에 있다라고 한다면, 진정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그 가운데에서 조금 느리더라도 그 본래의 목적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삶의 가치라고 소설을 말하고 있고, 나는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었다.

 까짓 것 좀 못 던지고 못 잡으면 어때?
 그랬거나 저랬거나 언제나 우리의 삶은 플.레.이.볼~

Posted by 봉달이

2010/01/23 19:42 2010/01/23 19:42

 이전에도 이것과 관련한 글을 썼지만 현대의 집요한 마케팅 전략이 여전히 그치지 않는 거 같아 부득이하게 다시 쓰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캠리와 소나타는 직접 비교대상이 아니다. 가격상으로 본다면 캠리는 그랜저와 비교해야 한다.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한 그랜저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현재 출시되어 있는 TG의 가격을 기준으로 해볼때 적어도 소나타보다는 그랜저에 가까운 것이 캠리의 시판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현대는 끈질기게 캠리를 소나타라는 상대로 잡고 늘어지는가? 나는 무엇보다도 소나타 위급의 모델의 판매 영역을 확보하고자 한다는 현대의 의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소나타의 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캠리보다 싼 것이 사실이다. 2.4 GDI 모델이 나오긴 했지만, 국내 세제상이나 소비자들의 분포와 2.0모델의 볼륨이 훨씬 큰 것을 감안했을 때 소나타의 실질적인 구매가격은 이리저리 안전옵션을 추가하더라도 2500~2000후반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본산 수입차들의 저가 공세가 한층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차 가격만 3000중반에 달하는 캠리는 사실 구매가능성으로 본다면 소나타 고객들과 겹칠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

 이러한 점은 실제 도요타의 마케팅 전략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사실 국내 시장의 양상으로 보자면 현대는 사실 여유로운 입장이 아닌가? 현기차를 포함해서 이미 상용차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고, 그중 소나타는 그랜저, 아반테와 더불어 가장 큰 볼륨을 형성하고 있는 현대의 자랑스런 모델이다. 그런데 토요타는 외려 점잖게 '우리는 판매량에 그닥 신경을 안 쓴다'라고 말하고 있는 와중에 현대는 적극적으로 언론을 통해 소나타를 애써 캠리와 대응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소나타는 디펜딩 챔피언의 입장이고, 도요타는 뉴 챌린져인데 태도는 정반대로 소나타가 뉴 챌린저인양 숨을 헐떡대고 긴장해 있는 모습이다.

 그랜저 후속모델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짐작컨데 그랜저는 캠리보다 비쌀 것이다. TG 그렇지 않았고, 주위의 시선 때문인지 페이스리프트된 모델도 값을 조금 올리는데 그쳐 버렸지만 새로운 플랫폼을 채용한 그랜저는 분명 완전히 새로운 가격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놀래킬 것임에 분명하다.

 가격결정권은 전적으로 판매자의 재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권한을 강화하는 것은 해당 판매자의 시장지배력이다. 이상적인 소비자는 현명하며, 판매자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과 반대로 소비자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장 좋은 상품을 구매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은 이러한 시장원리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자세한 얘기는 굳이 하지 않겠다. 시장 점유율 80%가 말해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런 와중에서 일본 자동차 메이커를 중심으로 한 저가(?) 공세는 소비자로 하여금 선택의 폭을 넓혀 주겠지만, 현대로 하여금 큰 고민거리를 낳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본다.

 아직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 결국 YF 와 캠리의 싸움은 영원한 전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시작으로서의 상징성을 가진다. 앞으로 분명 더 싼 외제차, 그리고 더욱 다양한 베리에이션으로 해외 자동차 메이커는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할 것이고, 어느 정도의 A/S망과 서비스만 갖춰지면 일부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해서 자동차 판매 시장은 일대 번혁기를 거치지 않을까?

 인식의 변화는 이미 어느 정도 이루었다 본다. 90년대 말만 해도 일제차를 타고 거리를 활보하면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외제차를 탄다고 크게 흉을 볼 것도 없는 세대다. 그것은 때론 성공을 의미하기도 하고, 자동차에 대한 개인적인 기호를 뜻하기도 하며, 외제차를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국산차가 그만큼의 동일한 가치를 전달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속에서, 그리고 세계적인 금융악재속에서 살아남은 한국의 위대한(?) 기업 현대를 무작정 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불평등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라는 기업이 언제까지 이윤을 추구하는 단체로 남을지, 아니면 자동차 생산을 통해서 시장을 리드하고 현대차만의 기업가치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킬지는 소비자가 아닌 그들에게 달려있다. 하지만 지금 현 사태(YF 2.4 GDI 패들시프트 사건)만 보면 그들의 미래는 밝다기 보단 어두운 쪽에 가까운 듯 보인다.

Posted by 봉달이

2010/01/22 22:56 2010/01/22 22:56

넛지 - 리처드 탈러/캐스 선스타인-

 두꺼운 책은 두 가지를 의미할 수 있다. 그 내용이 지나치게 많거나, 뭔가 대단한 것을 담고 있거나. 본 책은 과연 이 두가지 중 어디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까? 다소 냉철하게 말하자면 나는 전자에 무게를 두고 싶다.

 그렇다고 본 책이 재미가 없거나 내용이 말도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저자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선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많은 부분에 있어서는 주류 경제학이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다른 각도의 대답을 들려주고 있다.

 책의 담고 있는 소재는 매우 다양하다. 아이스크림을 선택하는 지극히 직관적이고 단순한 문제부터(사실 이것은 넛지, 또는 선택설계라는 것이 필요없다), 저축을 증대하는 방법, 올바른 주택담보 대출 상품을 선택하는 다소 어려운 부분까지 두루두루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대부분의 것들, 정확히 말하자면 자주 겪을 수는 없고, 선택하기 어려운 문제들, 때문에 대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적인 선택을 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 '선택설계'를 통한 '개입주의적 자유주의'을 도입하자고 시종일관 주장하고 있다.

 여러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지만, 솔직히 결혼제도에 대한 얘기는 빼는 게 좋을 뻔했다. 짤막한 나열로 끝날 수 밖에 없었던 '미니넛지'들에 대한 언급은 그저 수박 겉핥기와 같았고, 넛지들에 대한 각종 반론들은 조금 더 간결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미국 의료보험제도에 대한 부분은 한국의 독자로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많은 근로자나 그들의 부양가족이 공적부조의 효과를 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아직은 먼나라의 얘기처럼 느껴진다.(슬프게도 현재 민영의료보험의 시대로 넘어가려 하고 있다;)

 결론은 내용의 참신함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으나, 소재의 선택에 있어서는 그리 좋은 점수를 주지 못하겠다는 것. 저자로서 글쓰기의 방향을 고려하기에 한국의 독자들의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ㅋ

Posted by 봉달이

2010/01/18 23:08 2010/01/18 23:08

 위대한 회사란 과연 무엇일까? 여러가지 항목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분명 지속적인 성장을 통한 이윤창출을 하는 회사일 것이다. 이윤의 창출이야 말로 회사의 존재 목적이며, 기업의 큰 가치중 하나이다.

 이러한 지속적인 기업의 성장은 과연 어디서 올까? 경제학의 기본 원리처럼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얻어내는 것일까? 아니면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적인 경영자의 뛰어난 리더쉽과 판단력으로 가능할 것인가?

 매스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성공한 CEO와 그가 경영하는 기업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 그들의 선전에 길들여졌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훌륭한 CEO의 역할과 그들이 이뤄낸 성과를 무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좋은 기업을 넘어서서 그것이 비교가 되는 다른 기업들보다 월등히 좋은 성과를 그리고 영속할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어쩌면  잘못된 판단일 수도 있다.

 본 책이 매우 뛰어난 점은 다소 논란이 있을만한 위대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비교를 그저 그만의 상념에서 나온 설익은 학문이 아닌, 철저한 기준정립과 데이타를 통한 검증을 거쳐 책으로 기록되어졌다는 점이다. 그 결과는 사뭇 진지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완고해보이기도 한다. 포츈지 선정 500대 기업(때로는 모집단이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저자는 언급한다)중에 '좋은'을 넘어선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기업은 고작 11개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여기에 속하지 않는 다른 좋은 기업들도 많이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철저한 기준앞에서는 그것은 단순히 그저 '좋은'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 '좋은'을 넘어선 위대한 기업에는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지나치게 겸손하지만 회사와 일에 관해서는 한결같이 끈기있는 도전을 해왔던 경영자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나가야할 지에 대한 방향 잡기보다 핵심적 역량을 가진 인재들을 먼저 영입하고자 했던 사람위주의 경영이 그 밑바탕을 만들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다른 많은 점들, 그리고 그 검증과정은 책을 통해서 확인하시길)

 우리는 어느새 너무도 시끄럽고 화려한 선전에 익숙해져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위대함'의 가치는 그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그것은 때론 너무 조용해서 눈에 띄지도 않는 것이었으며, 10년 동안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도 못했던 기업의 불확실한 미래였다.

 위대함은 결코 번쩍임이 아니다. 위대함은 지속가능한 것이며, 위대함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고수하고 지켜나가는 것에서 가능한 것이었다. 비록 세상사람들을 그들의 우직함과 재빨리 드러나지 않는 미래를 조롱섞인 시선으로 바라보았을지라도 말이다.

Posted by 봉달이

2010/01/12 00:57 2010/01/12 00:57

2010년 첫 구역 모임

1. 바쁘기도 했지만 어찌보면 순전히 핑계였다. 한 두번은 빠질 수 있어도 거의 한달동안 못 갈정도로 바쁘지 않았던 것을 보면. 그래도 구역모임은 좀 어려운 점이 있었다. 기존의 곤고한 틀 자체에 혼자 들어가 낀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고, 회사 동료들의 주말 출근을 완전히 무시해버릴 수 없었던 순간들도 있었으니깐.

 사람의 습관이라는 게 무서운 것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제 의식조차 안하게 되는 순간이 되어버리면 바꾸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교회가는 것이, 삶의 일부처럼 내가 잠에서 깨어나서 숨을 쉬고 밥을 먹는 것처럼 느껴졌던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의식적인 발걸음 옮기기가 되어져 버렸다. 꼭 새로운 회사의 첫출근 같은 느낌이랄까? 낯선 곳과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지만 습관이라는 건 그런 것이다.

 예정 시간보다 본의 아니게 살짝 늦어버린,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혐오와 결벽증이 있는 나에게도 어느새 이 교회라는 곳은 이런 대접을 받고 있었다. 모든 것을 너무 쉽고 관대하게 여겨 버리는 지도 모르겠다. 보는 관점이 달라져야 하는데. 내가 오늘 만나는 사람은 교회사람이 아닌, 내 생에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었다. 첫 모임에 늦는다는 것은 분명 결례다.

 거의 내 또래로 구성된 모임이라서 그런지 이전(이젠 정말 흐릿하다. 온누리의 대학부 생활의 기억은) 에 교회다니면서 주변 사람들로 부터 받았던 그 활발함은 없었다. 극도로 조용하고, 엄숙하고, 그러면서도 할말은 다했지만 ㅋ. 첫 모임이라서 그럴 수는 있지만 그래도 딱딱함을 벗어버리기에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벽이 결코 작지는 않았으리라.

 이전에 했던 또래만으로 구성된 모임보다 좋은 것은 그래도 내가 조언을 구하고 바라볼 수 있는 신앙의 롤모델이 구역의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많이 배우고, 높은 지위에 있고가 신앙에 있어 우월함을 말해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분들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묻지마 신앙이 아닌, 본인의 삶을 통해서 겪어진 참 신앙이요, 따지고 또 되뇌여도 삶의 주인은 결국 내가 아닌 하나님이다라는 믿음의 고백을 스스로 전해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배움의 깊이와 사고의 정교함, 완숙함은 나에게 비교가 될 수 없는, 그 삶의 경험을 통해서 나오는 말들 하나하나는 삶과 신앙사이에 느껴왔던 괴리감을 한꺼풀 벗겨낼 수 있었던 좋은 약과 같았다.

2. 정말 이곳의 예배는 경건 또 경건이다. 예배당의 장식이 최소화된 것부터 모든 것들이 그 기능이상의 치장이 배제되어 있다. 청년부는 그래도 예배전 찬송을 트렌드를 반영한 노래들로 채워서 부르기도 하지만, 본 예배 시간에는 여지없이 성년예배의 그 컨셉을 완전하게 지켜낸다. 대형교회의 방방뜨는 대학부, 청년부의 예배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 이것은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나는 이내 기억해냈고 또 쉽게 익숙해질 수 있었다. 바로 내가 어릴적부터 대학생활전까지 해왔던 예배가 바로 이런 것이었으니깐.

예배에서 그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와닿는 것은 당연 설교다. 오늘은 비록 사정상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오늘 들어보니 다른 교역자의 설교도 그 큰 틀에 있어서는 역시 같은 방향을 가지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교의 근본은 첫째도 말씀이고 둘째도 말씀이다. 물론 설교의 중간에 개인적인 삶의 경험이나 문화적인 반영들이 없지는 않지만 그런 양념들을 걷어내면 아주 간결하면서 잘 짜인 건물의 형채가 들어난다. 비록 그 전하는 말이 다소 어눌할 지라도 그 속에 있는 내용이 아주 좋다. 핵심이 존재하고, 성서의 관습적 해석이 아닌 여러차례 묻고 되뇌인 흔적이 보인다.

이 교회의 처음 시작은 아주 작았다라고 알고 있다. 비록 지금은 작은 교회라고 하기엔 너무 커져 버렸지만 아직도 이 교회를 처음 시작하고 만들었던 그 기본 정신은 그대로 지켜나가고 있다. 지난 번 예배에서 현재 교회에 들어온 수입과 지출 내역을 1원 하나까지 숨김 없이 정확히 밝히고, 그렇게 쓰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진술을 들으며 나는 생각했다. 확실히 다른 큰 교회들과는 다르구나.

기독교인의 본분이 다른 옳지 못한 행동을 하는 교회와 성도들을 비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짜피 우리들은 하나같이 죄인들이며, 그런 비판에서 자유로울자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어쩔 수 없음, 혹은 양비론의 재료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분명 누군가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그러고보니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Posted by 봉달이

2010/01/10 23:15 2010/01/10 23:15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설명가능한 것이고, 이미 우리 생활에 너무 자연스러운 것으로 녹아들어와 있기 때문에 당연스럽게 생각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다음의 몇 개의 질문에 대해서만 생각해보더라도 당신은 이러한 것에 대해서 얼마나 무지한지, 혹은 이러한 질문들이 일반인들에게 있어서는 전혀 의문을 던져주지 않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1. 인간과 동물의 궁극적 차이는 무엇일까?
 2. 비만은 전염되는 것일까?
 3. 당신은 어제의 당신과 100% 같은 사람일까?
 4. 인간(동물)은 왜 영원할 수 없을까? 노화가 원인이라면 노화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각각의 답이 '자아(나를 나로 인식할 수 있음)', '아니오', '당근이지,' 'ㅎㅎㅎ 병신' 이면은 당신은 이 책을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다만 책을 정확히 반을 나눠서 앞 부분만 읽고 나머지 부분은 딱지를 접든, 명절날 전 부칠 때 쓰는 깔개로 활용하든, 난로의 불쏘시개로  쓰든 그건 내 알바가 아니다.

 총 10가지의 질문이 있었지만, 4~5가지의 질문만을 제시한 것은 나머지는 너무도 심오하고, 때론 너무도 어려워서 쉽게 읽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제서야 고백하는 것이지만 나는 이 책을 2번 읽었다. 그것도 연속으로. 처음에 읽었을 때보다는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 이해의 폭은 결코 넓어지지도, 깊이는 깊어질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책을 쓰더라도 이 책의 분량 300쪽으로 담아내기에는 지나치게 심오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세상에 있는 그 어떤 과학자들도 아직은 확실하게 그것이 무엇인지, 아니면 그것이 진정 왜 발생하는지를 명확하게 답할 수 없는 것들의 집합체 중, 지은이가 개인적으로 관심 있어 하는 것의 나열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뭘 어떡하란 말인가? 나도 모르겠다. 이 책엔 답이란 없다. 오로지 질문 뿐이고, 궁금한 것의 나열일 뿐이다.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 이 책이 일반인이 과학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한 일종의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질문이 조금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것을 이딴 질문 말고도 생각할 게 너무 많은 것으로 애둘러버리는 것은, 결국 나의 지적 한계를 드러내는 것일까? ㅋ

 

Posted by 봉달이

2010/01/03 21:18 2010/01/03 21:18

1Q84(2) -무라카미 하루키-

 진짜 헷갈려 죽겠다. 뭐가 이렇게 불확실하고 두루뭉술한지. 어쩐지 1권에서는 너무 친절하다 싶었어. 누구 말대로 속편이 있을 거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2권의 마지막을 결말이 지어진 이야기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리시버는 죽고, 아오마메도 죽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밀종교단체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아니다. 작가는 다소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1권에서 선구를 변태적 성적 욕구를 가진 종교지도자의 단체로 묘사했다면, 2권의 후반부에서 교주에 대한 묘사는 그도 어쩔 수 없음으로 종결된다. 그럼 나머지는 무엇인가? 선구의 설립자는..., 후카에리의 부모의 실체는, 사라진 어린 소녀의 행방은... 모든 것은 독자의 상상에 맡겨진다.

 중반을 지나서 이야기는 다소 균형감을 잃어간다. 덴고와 아오마메를 번갈아가며 그려내던, 그러면서도 그 주변에 대해 시의적절이 언급해주던 페이스는 후반을 갈수록 아오마메의 내면과 덴고의 내면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노부인의에 대한 언급도 다마루에 대한 더 이상은 언급은 사라진다. 스토리 전개상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한 축이 무너지지 이야기의 생동감은 줄어들어 버렸다. 그나마 아오마메가 죽으면서 덴고에게 남겨진 마지막 부분은 깔끔한 종결을 짓기에 버거워져 버렸다.

 두 개의 달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작가가 달을 가지고 1984년과 1Q84년을 구분 지었다면 달에는 그 이상의 깊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덴고도 두 개의 달을 보지만 그래서 어쨌다는 것일까?

 그래도 굳이 이 책의 주제를 찾아내자면 아마 '사랑'이 아닐까? 이뤄질 수 없더라도 누구나 가슴속에 품을 수 있는 리얼러브. 가끔 터져 나오는 주인공의 변태적 성욕도, 연상의 여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왔던 덴고의 행동도 결국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진짜 사랑을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였는지도.

 일본 만화영화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신세기에반게리온'을 떠올린 것은 나만의 지나친 비약은 아니었으리라. 책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나는 아직도 터벅터벅 걷고 있다. 짙은 안개가 끼어버린 도쿄의 밤거리를.

Posted by 봉달이

2009/12/27 23:40 2009/12/2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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