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스쿠터를 사고 이틀이나 열심히 타고 다녔지만, 내심 마음 한켠엔 늘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왜냐하믄 50cc이상의 이륜차는 등록이 의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토요날 실물을 인도 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이틀간은 불법주행을 했지만 하루빨리 등록을 해야 마음이 편할 거 같았다.
면허 등록을 위해서 하루 짜리 몽당연필 휴가를 낼 정도니... 진짜 바이크에 미쳐있긴 한 거 같다 ㅋ. 사실 뭐 5일 연속으로 휴가를 내도 2~3일 피서를 제외하고 나머지 이틀 정도는 대충 한량처럼 지내다가 끝내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렇게 휴가를 내는 것도 그리 손해보는 장사는 아닌 거 같다. 더욱이 9월 말에 유럽여행을 앞두고 있는터라 휴가를 뭉쳐서 가기가 다른 팀원들한테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이런 저런 정황상 하루짜리 휴가를 내게 되었다. (그래도 결국 바이크 등록이 원인이었지만 ㅋ)
휴가라서 늦게 일어날 이유는 없었다. 아침 일찍 움직여야 좀 더 빨리 처리할 수 있을 거 같았고, 더욱이 한낮에 바이크를 타고 움직이는 건 꽤 덥기 때문이다. 7시 30분에 일어나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메일을 체크하고, 등록시 필요한 서류랑 오늘 이동할 경로에 대해서 수첩에 기록하고 머리속에 입력시켰다. 이 정도면 된건가? 사실 아직까지 초보이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경로수정은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될 수 있으면 미리 입력된 대로 주행하고, 그게 아니면 바이크를 세워서 경로를 수정하는 것이 좀 더 안전할 것이다.
현재 용산구청은 이태원쪽으로 이전이 되어 있다. 때문에 이전 용산구청 자리는 보건소와 동사무소만 역할을 하고 있고 구청건물은 비어있는 상태로 남아있다. 그래도 처음 가보는 곳이라서 막 헤매다 들어갔는데 내가 간 건물은 보건소..., 주소 이전은 옆 건물 1층으로 가란다. ㅋㅋ 뭐..기다리는 민원인도 없었으므로 간단히 '전입신고서'를 작성하고 전입절차를 마무리 짓는다. 이제 나도 어엿한 서울 시민인가;
사실 여기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문제는 실 등록업무는 관할 구청에 가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용산구청은 -_-;; 방송에서만 몇번 봤으니... 다시 한번 경로를 머리속에 그려봤다. 현 위치->삼각지역->이태원.... 뭐가 좀 빠진 거 같은데, 뭐 서울은 이정표가 잘되어 있으니 우선 따라가 본다.
이젠 제법 이륜차 주행이 익숙하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이륜차 주행이 정말 편하다. 몸체가 작고 순발력이 좋은 스쿠터의 특성상 도로에서 차들을 피해서 달리는 것은 보는 사람은 어떨지 모르지만 실제 운전하는 사람에게는 별다른 힘이 들지 않는다. 그래도 안전운전이 최고니 무리한 주행은 하지 않는다.
용산구청은 정말 대단한 규모였다. 부자들이 많아서 세금을 많이 내는 건가? ㅋ 그래도 용케 안 헤매고 찾아간 거 보면 길치는 아닌 듯. 정식으로 지하주차장에 다가 세우려고 하다가 그냥 건물 한켠에 조용히 주차 시켜놓는다. 무서운 십대들의 테러가 살짝 걱정되기도 했지만 동네 특성상 양아치들이 많이 다닐 거 같진 않았다. 정말 이륜차는 모든 것이 편하고 모든 것이 효율적이다. 일반인들이 이륜차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나도 이륜차를 타기전에는 편견을 가졌을 정도니, 이륜차 운전에 대한 인식은 아직까지 나아진 것이 별로 없다.
취득세인지 등록세인지는 배기량 때문에 차량 가격의 2%만 내면 되었지만 내가 250만이라고 적은 것을 믿지 않고, 직원은 어디서 찾아냈는지 350만원으로 기준을 잡아 7만원의 과세를 때려부렸다. 흠..., 이거 주소도 다 적혀 있고 은행직원 체면도 있어서 깍아달라고, 다른 사람들도 다 250만원으로 신고한다고 사정할 수도 없어서 그냥 2만원은 품위 유지비로 생각했다. 사실 이것보다 더 아까운 건 세금 납부를 위해서 우리은행ATM기를 이용했다는 거. 수수료가 800원이군. 나도 은행에 근무하지만, 이럴 때마다 수수료는 참 아깝다는 생각은 어쩔 수 없다.
등록 역시 신속하게 끝났다. 나에게 번호판과 고정시킬 수 있는 볼트와 너트류등을 주고 구청직원은 다시 무표정 모드로 들어간다. 내가 상냥하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얘넨 아직 서비스마인드가 좀 부족하단 말야;;
문제는 그 다음..., PCX 번호판 다는 곳과 번호판의 구멍 뚫린 곳이 맞지 않는 불상사 발생. 땀을 뻘뻘 흘리면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봤으나 역시 뾰족한 수는 없었다... 이걸 어쩌지;; 관련 동호회 게시판에서 본 거 같긴한데 구체적인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에이 씨댕....그래 직접 퇴계로로 가자 ㅋㅋ. 바이크만 있으면 이동은 문제가 아니다. 114로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한뒤 퇴계로로 출발.
평일 오전이라 혼다코리아 강북딜러 사무실은 매우 한산. 전에 나한테 바이크를 인도하였던 사장은 없고 수리공 하나가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해결방법은 직접 흙받이에 구멍을 내는 방법이 있고, 보조 스페이서 같은 장치를 달아서 바이크 자체엔 직접적인 변형없이 하는 방법이 있단다. 12000원이 드는 게 흠이긴 했지만 새로산 바이크를 구멍낼 순 없어 두번째 방법 선택.
모든 업무를 마친 뒤 그 다음 업무인 시계수리를 위해 충정로로 가야 했다. 근디...길을 몰러. 머리속에 원래 입력한 길은 합숙소에서 찾아가는 방법 뿐이었다. 줴길 모르겠다. 우선 땡겨보자궁. 역시나 길을 헤매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래도 짜증은 좀 덜하다. 아마 일반 차량을 가지고 퇴계로, 청계천 주위의 도로들을 헤맸으면 분노게이지 상승은 시간 문제였다.
결국 이렇게 찾는 것을 포기하고 다시 동사무소 근처에서 시작을 하기로 했다. 그러니 역시 생각보다 길을 수월하게 찾을 수 있었다. 다음 로드뷰에서 봤던 건물들도 보이고 충정로역을 조금 지나 스와치 수리센터가 있는 K-REIT빌딩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역시 주차는 건물옆에 살짝 대놓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수리센터에 들어갔더니...
점심시간이라서 12시 40~50분 이후에 오란다. 알고보니 여기는 스와치그룹의 다른 비싼 메이커들(아마 오메가 등등이 있지 않았나?;;;)의 수리를 직접 맡아주고 스와치는 전국의 각 매장에서 집결된 행낭(우편물 가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으로 보내진 물건을 고치기만 하는(고로 직접 수리를 받지는 않는다) 곳이었다. 뭐...그래도 고쳐주기는 했다. 30분 정도 기달렸는데 꼴이 딱해보였는지 다음번부터는 절대 여기로 오시면 안된다고 하면서 시계 두개의 배터리 교체비용인 8000원만 청구했다. 메탈 시계는 줄을 줄였는데 이 비용은 받지 않았다. 동네 시계방에선 다 받아선 나를 빡치게 했던 것에 비하면 감지덕지 ㅋㅋ
미션은 모두 끝났다. 보험가입, 등록, 시계수리. 그래서 기념으로 전부터 마음에 품고 있던 북악스카이웨이를 한번 다녀오기로 했다. 북악산 길은 사실 조금 위험하기는 하지만 이전에 서울에서 운전병을 했을 때 많이 다니던 길이라 눈에 익숙해서 좋았다. 삼청동길을 지나서 조금 더 가면 엄청 잘사는 동네가 나오고 거기서 조금 더 가서(여기가 상당히 헷갈린다), 비보호 좌회전을 받으면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인 라이딩 코스다. 평일이라서 차가 없었고, 무엇보다 공기가 맑았다. 일반 시내주행시에는 차들에 치여서 다닐 수 밖에 없는 운명인데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나무내음 맡으면서 요리조리 코스를 타니 정말 이 맛에 타는구나 싶기도 했다.
열심히 다니다보니 배가 고팠다. 급히 햄버거가 땡기던 찰나에 숙대앞에 가면 그래도 햄버거 가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ㅋ. 스쿠터를 타고 나서는 모든 행동이 즉흥적으로 변해버렸다. 어짜피 합숙소를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더 이상 망설일 것이 없었다.
햄버거를 시키니 런치라서 4000원이랜다. 가격은 싸서 좋은데 햄버거가...좀 너무 작아 보였다. 기름진 음식이니 조금만 먹고 건강챙기라는 넛데리아의 뜨거운 배려인가? 뭐 크게 불만을 표시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건 아무리 봐도 6000원짜리를 4000원에 주는 게 아닌, 그냥 원래 4000원짜리로 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은 아니겠지요?

첫 구입하던 날 사진, 포장을 뜯지도 않은 완전하 새거였다. 자꾸 어떤 넘이 와서 기웃거리고 만지려고 해서 노심초사 했다는 ㅋ;
혼다코리아 강북딜러 매장, 왼쪽 공간에는 대형바이크들이 오른쪽은 소형바이크와 스쿠터류가 주로 전시되어 있었다. 가운데 있는 것은 검은색 모델, 왼쪽은 중고 FORZA였던 것으로 기억. PCX뒤편에는 CBR125, 그리고 나머진 SCR모델이었다.
바이크를 인도받을 날이 토욜이었으므로 실제적인 무등록 주행을 이틀이나 해야 했다. 문제는 번호판을 붙이는 구멍이 안 맞는다는 점. 별도의 스페이서를 이용해서 장착해야만 했다. 부대비용이 발생하긴 했지만 그냥 다는 것보다 외관상으로 봤을 때에도 더 나은 거 같기도 했고.
숙대앞 롯데리아 매장안에서.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주차도 편하다. 주차금지라고 써놓은 푯말 사이로 주차하는 뻔뻔함. 사진이 작아서 잘 안 보이지만 뒤에 번호판이 달려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야 좀 당당해 진 거 같다.
Posted by 봉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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