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 - 리처드 탈러/캐스 선스타인-

 두꺼운 책은 두 가지를 의미할 수 있다. 그 내용이 지나치게 많거나, 뭔가 대단한 것을 담고 있거나. 본 책은 과연 이 두가지 중 어디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까? 다소 냉철하게 말하자면 나는 전자에 무게를 두고 싶다.

 그렇다고 본 책이 재미가 없거나 내용이 말도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저자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선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많은 부분에 있어서는 주류 경제학이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다른 각도의 대답을 들려주고 있다.

 책의 담고 있는 소재는 매우 다양하다. 아이스크림을 선택하는 지극히 직관적이고 단순한 문제부터(사실 이것은 넛지, 또는 선택설계라는 것이 필요없다), 저축을 증대하는 방법, 올바른 주택담보 대출 상품을 선택하는 다소 어려운 부분까지 두루두루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대부분의 것들, 정확히 말하자면 자주 겪을 수는 없고, 선택하기 어려운 문제들, 때문에 대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적인 선택을 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 '선택설계'를 통한 '개입주의적 자유주의'을 도입하자고 시종일관 주장하고 있다.

 여러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지만, 솔직히 결혼제도에 대한 얘기는 빼는 게 좋을 뻔했다. 짤막한 나열로 끝날 수 밖에 없었던 '미니넛지'들에 대한 언급은 그저 수박 겉핥기와 같았고, 넛지들에 대한 각종 반론들은 조금 더 간결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미국 의료보험제도에 대한 부분은 한국의 독자로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많은 근로자나 그들의 부양가족이 공적부조의 효과를 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아직은 먼나라의 얘기처럼 느껴진다.(슬프게도 현재 민영의료보험의 시대로 넘어가려 하고 있다;)

 결론은 내용의 참신함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으나, 소재의 선택에 있어서는 그리 좋은 점수를 주지 못하겠다는 것. 저자로서 글쓰기의 방향을 고려하기에 한국의 독자들의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ㅋ

Posted by 봉달이

2010/01/18 23:08 2010/01/1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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