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이것과 관련한 글을 썼지만 현대의 집요한 마케팅 전략이 여전히 그치지 않는 거 같아 부득이하게 다시 쓰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캠리와 소나타는 직접 비교대상이 아니다. 가격상으로 본다면 캠리는 그랜저와 비교해야 한다.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한 그랜저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현재 출시되어 있는 TG의 가격을 기준으로 해볼때 적어도 소나타보다는 그랜저에 가까운 것이 캠리의 시판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현대는 끈질기게 캠리를 소나타라는 상대로 잡고 늘어지는가? 나는 무엇보다도 소나타 위급의 모델의 판매 영역을 확보하고자 한다는 현대의 의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소나타의 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캠리보다 싼 것이 사실이다. 2.4 GDI 모델이 나오긴 했지만, 국내 세제상이나 소비자들의 분포와 2.0모델의 볼륨이 훨씬 큰 것을 감안했을 때 소나타의 실질적인 구매가격은 이리저리 안전옵션을 추가하더라도 2500~2000후반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본산 수입차들의 저가 공세가 한층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차 가격만 3000중반에 달하는 캠리는 사실 구매가능성으로 본다면 소나타 고객들과 겹칠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

 이러한 점은 실제 도요타의 마케팅 전략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사실 국내 시장의 양상으로 보자면 현대는 사실 여유로운 입장이 아닌가? 현기차를 포함해서 이미 상용차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고, 그중 소나타는 그랜저, 아반테와 더불어 가장 큰 볼륨을 형성하고 있는 현대의 자랑스런 모델이다. 그런데 토요타는 외려 점잖게 '우리는 판매량에 그닥 신경을 안 쓴다'라고 말하고 있는 와중에 현대는 적극적으로 언론을 통해 소나타를 애써 캠리와 대응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소나타는 디펜딩 챔피언의 입장이고, 도요타는 뉴 챌린져인데 태도는 정반대로 소나타가 뉴 챌린저인양 숨을 헐떡대고 긴장해 있는 모습이다.

 그랜저 후속모델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짐작컨데 그랜저는 캠리보다 비쌀 것이다. TG 그렇지 않았고, 주위의 시선 때문인지 페이스리프트된 모델도 값을 조금 올리는데 그쳐 버렸지만 새로운 플랫폼을 채용한 그랜저는 분명 완전히 새로운 가격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놀래킬 것임에 분명하다.

 가격결정권은 전적으로 판매자의 재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권한을 강화하는 것은 해당 판매자의 시장지배력이다. 이상적인 소비자는 현명하며, 판매자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과 반대로 소비자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장 좋은 상품을 구매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은 이러한 시장원리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자세한 얘기는 굳이 하지 않겠다. 시장 점유율 80%가 말해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런 와중에서 일본 자동차 메이커를 중심으로 한 저가(?) 공세는 소비자로 하여금 선택의 폭을 넓혀 주겠지만, 현대로 하여금 큰 고민거리를 낳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본다.

 아직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 결국 YF 와 캠리의 싸움은 영원한 전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시작으로서의 상징성을 가진다. 앞으로 분명 더 싼 외제차, 그리고 더욱 다양한 베리에이션으로 해외 자동차 메이커는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할 것이고, 어느 정도의 A/S망과 서비스만 갖춰지면 일부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해서 자동차 판매 시장은 일대 번혁기를 거치지 않을까?

 인식의 변화는 이미 어느 정도 이루었다 본다. 90년대 말만 해도 일제차를 타고 거리를 활보하면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외제차를 탄다고 크게 흉을 볼 것도 없는 세대다. 그것은 때론 성공을 의미하기도 하고, 자동차에 대한 개인적인 기호를 뜻하기도 하며, 외제차를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국산차가 그만큼의 동일한 가치를 전달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속에서, 그리고 세계적인 금융악재속에서 살아남은 한국의 위대한(?) 기업 현대를 무작정 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불평등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라는 기업이 언제까지 이윤을 추구하는 단체로 남을지, 아니면 자동차 생산을 통해서 시장을 리드하고 현대차만의 기업가치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킬지는 소비자가 아닌 그들에게 달려있다. 하지만 지금 현 사태(YF 2.4 GDI 패들시프트 사건)만 보면 그들의 미래는 밝다기 보단 어두운 쪽에 가까운 듯 보인다.

Posted by 봉달이

2010/01/22 22:56 2010/01/2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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