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2) -무라카미 하루키-

 진짜 헷갈려 죽겠다. 뭐가 이렇게 불확실하고 두루뭉술한지. 어쩐지 1권에서는 너무 친절하다 싶었어. 누구 말대로 속편이 있을 거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2권의 마지막을 결말이 지어진 이야기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리시버는 죽고, 아오마메도 죽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밀종교단체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아니다. 작가는 다소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1권에서 선구를 변태적 성적 욕구를 가진 종교지도자의 단체로 묘사했다면, 2권의 후반부에서 교주에 대한 묘사는 그도 어쩔 수 없음으로 종결된다. 그럼 나머지는 무엇인가? 선구의 설립자는..., 후카에리의 부모의 실체는, 사라진 어린 소녀의 행방은... 모든 것은 독자의 상상에 맡겨진다.

 중반을 지나서 이야기는 다소 균형감을 잃어간다. 덴고와 아오마메를 번갈아가며 그려내던, 그러면서도 그 주변에 대해 시의적절이 언급해주던 페이스는 후반을 갈수록 아오마메의 내면과 덴고의 내면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노부인의에 대한 언급도 다마루에 대한 더 이상은 언급은 사라진다. 스토리 전개상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한 축이 무너지지 이야기의 생동감은 줄어들어 버렸다. 그나마 아오마메가 죽으면서 덴고에게 남겨진 마지막 부분은 깔끔한 종결을 짓기에 버거워져 버렸다.

 두 개의 달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작가가 달을 가지고 1984년과 1Q84년을 구분 지었다면 달에는 그 이상의 깊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덴고도 두 개의 달을 보지만 그래서 어쨌다는 것일까?

 그래도 굳이 이 책의 주제를 찾아내자면 아마 '사랑'이 아닐까? 이뤄질 수 없더라도 누구나 가슴속에 품을 수 있는 리얼러브. 가끔 터져 나오는 주인공의 변태적 성욕도, 연상의 여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왔던 덴고의 행동도 결국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진짜 사랑을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였는지도.

 일본 만화영화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신세기에반게리온'을 떠올린 것은 나만의 지나친 비약은 아니었으리라. 책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나는 아직도 터벅터벅 걷고 있다. 짙은 안개가 끼어버린 도쿄의 밤거리를.

Posted by 봉달이

2009/12/27 23:40 2009/12/2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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